요즘 주말 아침에 지하철 타보신 적 있으세요?
어디선가 본 듯한 밝은색 바람막이에, 컵홀더에 아메리카노 하나씩 들고, 등산 스틱은 아직 안 폈지만 눈빛은 단단한 20~30대들이 눈에 띄죠. 맞아요, 요즘 MZ세대 사이에서 등산이 힙합니다. 단순한 운동을 넘어서, 혼자 걷고, 풍경을 보고, 생각을 정리하는 ‘나만의 루틴’이자 ‘힐링 타임’으로 자리 잡은 거죠.
그래서인지 요즘 커뮤니티나 SNS에는 “요즘 어디 산 좋아요?” “등린이 코스 추천 좀요” 같은 글이 부쩍 늘었어요. 오늘은 등산 입문자부터 감성 한 스푼 올리고 싶은 등산러들까지, 2030이 실제로 자주 찾는 인기 코스 3곳을 자세히 소개해드릴게요.
1. 인왕산 – 가볍게 오르지만, 뷰는 무겁다
서울 사는 분이라면 꼭 한 번 가봐야 하는 ‘도심 뷰 명소’예요.
특히 서촌 쪽에서 오르는 코스는 입구까지 카페도 많고 길도 깔끔하게 정비돼 있어서, 운동 겸 산책 겸 데이트 코스로도 최고예요. 경사가 그렇게 가파르지 않아서 등산화 없어도 가능하지만, 대신 정상에서의 뷰는 진짜 레벨 다릅니다. 북악스카이웨이, 남산타워, 한강까지 보이는 이른 아침 뷰는 말 그대로 ‘서울 한입 뷰’라고들 하죠.
주말 오전에는 혼산(혼자 등산) 하러 오는 20대 분들도 많고, 다들 음악 들으면서 자기 페이스로 걷는 분위기예요. 아, 그리고 인왕산 끝나고 서촌 통인시장 들러서 기름 떡볶이 먹고 오는 코스까지가 국룰입니다. 맛있는 거 먹는 것까지 포함해야 등산 아니겠어요?
2. 오대산 소금강계곡 – 조용한 힐링, 나랑 대화하기 좋은 곳
서울에서 조금 멀긴 하지만, 조용히 걷고 싶은 날엔 강원도 오대산 소금강계곡이 딱이에요. 여긴 진짜 사람 많지 않고, 물소리 들리면서 걷는 숲길이 주를 이루니까 마음이 엄청 편안해져요. 계곡 따라서 놓인 나무데크 길도 예쁘고, 중간중간에 앉아서 쉴 수 있는 벤치도 많아서 “빨리 올라가야 한다”는 부담 없이 내 속도대로 걷기 좋아요.
특히 5월쯤 철쭉 시즌에 가면, 분홍빛 꽃 터널이 나무 사이사이로 쏟아지듯 피어 있어서 진짜 영화 같아요. 카메라에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서 사진 한 장 찍으면 거의 작품 나옵니다. 조용한 장소에서 책 읽고 싶거나, 뭔가 복잡한 마음을 정리하고 싶은 날, 추천드릴게요.
3. 따라비오름 – 제주 속의 유럽, 바람 타고 걷는 등산
등산은 힘들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제주 여행 중 하루쯤은 따라비오름을 한번 걸어보면 생각이 바뀔 수도 있어요. 해발 342m로 정말 가볍게 오를 수 있고, 산이라기보다는 초원과 능선을 걷는 기분이에요. 날 좋은 날은 진짜 바람에 머리 휘날리면서 걷는 그 순간이 너무 영화 같고, 사진도 무조건 잘 나옵니다. 특히 4월엔 유채꽃이 주변에 피어서 그야말로 ‘노란 물결’ 속에서 걷는 기분이에요.
SNS에서 “제주 오면 따라비오름은 꼭 가야 한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에요. 커플끼리, 친구끼리, 심지어 혼자 와서 감성에 젖어 있는 사람들까지 다양하게 보이는데요, 공통점은 다들 ‘좋아서 다시 오고 싶다’는 말 한마디는 하고 간다는 거.
등산, 어렵지 않아요 – 나만의 루틴이 될지도?
등산이라고 하면 무조건 2시간 넘게 걷고 땀 뻘뻘 흘리는 걸 떠올릴 수 있지만, 요즘은 다릅니다. 내 템포대로 가볍게 걷고, 풍경 한 번 보고, 마음 정리하는 그 시간이 좋아서 산을 찾는 거예요. 게다가 요즘은 등산 패션도 세련되게 바뀌고, 편한 운동화나 가방만 있어도 충분하니 입문 장벽도 낮아졌고요.
2025년 봄, 아직 산 한 번 못 오른 분들 있다면, 이번 주말 날씨 좋은 날 가까운 산부터 한번 가보세요. 아마 ‘왜 이제야 왔지?’라는 생각이 들지도 몰라요. 그리고 꼭 기억하세요.
산은 기다려주지 않지만, 올라간 사람에게는 언제나 멋진 풍경을 선물해줘요.